나는 왜 이렇게 티 안 나는 일을 하지, 생각한 적이 종종 있어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말을 할 수 있으니까 '글'로 뭔가를 할 때는 누구나 쉽게 말을 보태기도 하고 또 마음만 먹으면 금방 끝낼 수 있지 않냐는 소리를 듣기도 쉽거든요. 일상적인 업무를 반복해서 할 때도 마찬가지로 일하는 맛이 안 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우연히 43년째 호텔 도어맨으로 일하고 있는 권문현 지배인의 인터뷰를 보게 됐어요. 문장 곳곳마다 그의 탁월한 성실함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서비스의 질을 판가름하는 요소인 디테일을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하는 대목에서 꼼꼼함과 세심함, 작은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집요함이 보였어요. 뭐든 빠르게 끝내고 싶고, 더 크고 멋지고 돋보이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 뒤로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더라고요. 오렌지레터에 들어가는 문장부호 하나, 맞춤법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언젠가 오타를 발견하시거든 거침없이 알려주세요. "이렇게 해서 장인 되겠어요?"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