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말 대잔치라도 기록해요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습관이 있죠.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그중 제가 거의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 하는 게 바로 '기록하는 습관', 그러니까 쓰는 습관이에요. 저는 기분이 좋을 때도 쓰고 나쁠 때도 쓰고 슬플 때도 써요. 별일 없어도 쓰고 별일 있으면 더 쓰고요. 그래서 예전 글을 살펴볼 때마다 그땐 그랬지 하며 웃거나 맨정신에 보기 어려워 숨이 턱 막히기도 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기록하는 건 참 좋은 거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 있었어요. 제 인생에 암흑기가 여러 번 있었는데 저는 그때마다 꾸준히 저의 상황이나 감정을 기록해 두었더라고요. 문장을 넘나들며 감정은 오르락내리락하고, 암흑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다짐하는 글도 여럿 있었어요. 그런 기록이 여러 개 쌓인 걸 보니까 저만의 위기 극복법 같은 게 보이는 거예요. 고민의 패턴도 사실 조금 비슷했어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그 속에서도 저는 꾸준히 나만의 자기계발서를 만들고 있던 거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어디서 위로받는지 찾아 헤맬 필요도 없고 또 그 방법이 왜 나한테는 맞지 않는 걸까 하며 두 배로 속상할 필요도 없어요. 나 스스로는 나를 잘 모르는 것 같아도,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또 없거든요. 혼자 기록할 때는 멋진 문장을 만들 이유도 없잖아요. 아무말 대잔치처럼 보여도, 그것대로 솔직하고 유쾌한 내 모습일 거예요.
- 누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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