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로 좋아한다면
저를 '생활수영인'이라 소개하기 무섭게 요즘 수영장 가기가 망설여집니다. 강습생 중에 저만 몇 달째 접영을 못해서 제자리걸음이고요. 겨울 되며 해가 빨리 지니 퇴근하고 수영장 가는 길은 어둑어둑하고, 날이 추워서 껴입고 벗어야 할 옷도 많고요. 수영장 물은 왜 더 차가워진 것 같죠? 엄지발도 닿고 싶지 않아요. 수영선수 될 것도 아닌데 사서 고생하는 건 아닌지… 수영을 안 할 이유를 대면 끝도 없어지더라고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수영인들도 제 마음이랑 똑같대요. 그런데 우리가 넋두리 끝에 항상 하는 말은 '그래도 막상 하면 재밌잖아.'였어요. 그러니까요. 어찌어찌 수영장 오기, 눈 딱 감고 물에 몸 담그기 요 두 가지만 해내면 그다음엔 누구도 못 말릴 만큼 신나게 물 위를 가르거든요. 비록 접영을 잘 못해서 의기소침하지만, 잘하는 것이 더 많아요. 자유형으로 안 쉬고 200m 완주, 배영할 때 물 안 먹고, 평영은 기가 막혀요. 저는 무엇보다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물에 있는 게 마냥 좋고 행복하니까 마음껏 누리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앞으로는 제가 대체로 좋아하는 거라면 너무 재지 않고 계속 해보기로 했어요. 독자님도 좋으면서 가끔은 싫기도 한 무언가가 있나요? 가끔 나조차도 이걸 왜 좋아하는지 모를 때가 오지만, 적당히 좋아하는 거라면 그대로 쭉 해보면 어떨까요? 할까 말까 주저하거나 귀찮은 감정은 구름처럼 지나가지만,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해낸 것은 독자님에게 행복을 안겨주니까요. 이번 주도 대체로 좋아하는 것과 재미나게 가보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