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주말에는 조카를 만나 새로운 놀이터에 갔어요. 놀이터에 들어선 이 세 살배기 친구는 갑자기 자기 몸에 비해 큰 미끄럼틀에 낑낑거리며 올라가더니 정작 미끄럼틀 꼭대기에서는 내려가는 경사면 앞에 서서 머뭇거렸어요. 평소에 내려가던 미끄럼틀보다 높고 가파른 경사면이 무서웠나 봐요. 경사면을 쳐다보고 고개를 돌려 제 얼굴을 보기를 반복했어요. 쉽게 발을 못 떼는 모습에 내려가고 싶은지를 물어보니 고개를 한 번, 같이 내려갈지를 물어보니 고개를 두 번 크게 끄덕였어요. 같이 미끄러져 내려간 다음에 다시 미끄럼틀 꼭대기로 올라간 친구는 잠시 망설이며 저를 쳐다보더니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혼자 내려갔어요. 세 번째부터는 저를 보지도 않고 잽싸게 내려갔고 긴장했던 얼굴은 금세 웃는 얼굴로 바뀌었어요. 친구를 보며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설렌 기대와 긴장이 반반 섞인 마음. 어떨 땐 설렘보다 더 컸던 긴장을 안고 한 번, 두 번 새로운 일에 부딪히다 보면 괜찮아졌거나 재밌었던 경험이 생각났어요. 우리의 일은 미끄럼틀을 내려가는 것처럼 쉽지는 않지만, 삶에선 계속 새로운 일이나 상황을 만나게 돼요. 망설이게 되는 순간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해요. 독자님도 설렘과 긴장 사이에 있다면 우선 한 발 내딛어보는 한 주를 보내면 어떨까요? 몇 번 하다 보면 긴장했던 얼굴이 웃는 얼굴로 바뀔지도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