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강연 요청을 받을 때마다 겁이 나요. '엇, 알려드릴 수 있는 게 너무 별 거 아닌데...' 하면서요. 그래도 하기로 한 거니까 알고있는 것을 총동원해서 열심히 강연자료를 만들어요. 만들고 다시 되짚어보면 또 한숨이 나와요. 이제와 못한다고 할 수는 없으니 이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런 생각으로 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강연에 나서는데요. 끝나고 나서 참가자분들이 '아, 몰랐던 거 알게 돼서 너무 좋다' '우리 조직에도 바로 해보고 싶다' 해주시면 그제야 마음이 놓여요. 얼마전 끝난 올림픽에서 가장 저를 짜릿하게 했던 것은 여자배구였어요. 4강에서 만난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브라질 선수들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며 '와 이걸 어떻게 이겨' 하며 미리 기대를 내려놓았죠. 마지막 세트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저는 거의 전력을 잃었는데, 박정아 선수가 기가 막히게 한 점을 내고는 선수들과 함께 정말 멋지게 웃는거예요. 자신을 또는 상황을 의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서 만날 수 있는 꿈같은 얼굴이었어요. '나'라는 사람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주 나를 의심하는 순간이 와요. 겨우 이 정도 실력을 가지고, 이건 누구나 다 하는 거잖아, 세상에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널렸잖아, 하면서요.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뭐 어쩌겠어요. 뭐가 됐든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말갛게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죠. 독자님, 혹시 자신을 의심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강스파이크로 멋지게 날려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