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어 가까운 친구들이 모여 송별회를 열었습니다. 곧 떠나는 친구를 위해 모인 자리였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옛날에 함께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고 떠들었습니다. 자리를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친구가 사진을 찍자고 해서 다 같이 사진을 찍었어요. 원래 사진을 자주 찍지는 않았는데, 함께 사진을 찍으니 친구가 떠난다는 게 실감 나기 시작했어요. 송별회 며칠 뒤, 친구가 인스타그램에 짐을 모두 뺀 집 사진을 올렸습니다. 기분이 이상했어요. 가구와 물건이 다 사라진 집 사진을 보니 이제 저 집에 가도 친구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빈집을 보니 한편으로는 친구가 미국에서 새롭게 꾸려나갈 방을 상상해 보게 되기도 했어요. 앞으로 몇 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 친구가 많이 그립겠지만 친구 앞에 새롭게 펼쳐질 일을 생각하면 덩달아 설레기도 합니다. 친구는 저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을 매우 아꼈는데요, 떠나는 친구를 위해 고양이 털을 넣을 수 있는 열쇠고리를 사서 고양이 털을 모아 넣었습니다. 한국이 그리울 때 이 열쇠고리가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금방 다시 만나자고 말하면서 이 열쇠고리를 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