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의 지형은 계속해서 변해왔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본격적으로 요구된 1990년대를 지나, 2010년대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이제는 ESG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서 있죠. 최근 5년만 돌아봐도 전략과 평가, 구조화 같은 단단한 단어들이 이 생태계를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과는 정반대의 소식이 들려와 마음이 참 복잡했습니다. 최근 쿠팡이 '사회공헌위원회'라는 간판을 달고, 실제로는 대관 업무와 로비를 위한 조직을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거든요. 사회적 책임을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조직의 이름이, 규제나 수사를 피하기 위해 불투명하게 쓰였다는 점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이런 일을 마주할 때마다, 무엇이 진짜인지 가려낼 투명한 기준과 데이터가 더 절실해집니다. 마침 사랑의열매가 흩어진 기업 사회공헌 데이터를 모아 '사회공헌 정보플랫폼'을 오픈했다고 하는데요. 이 플랫폼이 단순한 정보 모음을 넘어, 우리 생태계가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로 경쟁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기술과 데이터가 투명하게 흐를 때 신뢰도 함께 쌓이는 법이니까요. 오렌지레터가 독자님과 함께 그 변화를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