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진 날이 있었어요. 버스에 타고 있었는데 우산은 없었고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버스에 내려서 집에 가는 길에 비를 흠뻑 맞았는데 당황하지는 않았어요. 동네 주민 카톡방에 동네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계속 올라와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요. 서울 같은 대도시에 살면 이웃의 존재를 느낄 기회가 잘 없는 것 같아요. 오가며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늘 낯설고요. 제가 사는 동네에는 주민 수백 명이 모여 있는 카톡방이 있어요. 그 방에는 동네 맛집 정보부터 병원 정보, 가게의 개업과 폐업 소식, 동네에서 열리는 행사 소식 등 다양한 정보가 올라와요. 또 물건 나눔이나 도움 요청 글도 종종 올라오고요. 저도 고양이 간식을 나눔 받은 적이 있어요. 카톡방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인지는 모릅니다. 모두 닉네임을 쓰고 오프라인 모임도 종종 열리긴 하지만 저는 참여해 본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저처럼 1인 가구인 여성이 많이 모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중요한 동네 정보를 얻을 때도 많아서 든든한 기분이 들어요. 삶의 형태가 변함에 따라 이웃의 존재를 체감하게 되는 방식도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독자님은 어떤 때에 이웃의 존재를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