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틈이 나면 집 앞 천변에서 러닝을 즐기고 있어요. 요즘은 해가 부쩍 빨리 떠서 서둘러 나가야 합니다. 조금만 늦게 나가면 쨍한 햇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게 되거든요. 한 번에 오래 뛰는 게 어려워서 러닝을 시작하기 주저했어요.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러닝 인증샷을 보면 다들 몇 km씩 거뜬히 달리더라고요. 그래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벌 러닝'이라고 휴식을 병행해서 뛰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길 위의 뇌'라는 책을 쓴 정세희 님이 유튜브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찾아봤는데, 빠르게 달리다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는 것이에요. 덕분에 점차 한 번에 뛸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나는 게 재밌더라고요. 천변을 자주 찾다 보니 계절의 미묘한 변화도 알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야생조류와 마주치는 즐거움도 있어요. 오리처럼 생겼지만 몸은 검고 부리는 하얀 새가 있어서 마음대로 '흰부리오리'라고 이름 붙여 불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물닭'이었어요. 더 더워지기 전에, 시원한 아침 바람을 가르러 오늘도 나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