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은 요리를 자주 하시나요? 저는 대체로 직접 요리를 해서 끼니를 해결하는 편이에요. 사무실에 갈 때도 도시락을 만들어서 가고요. 식비를 절약하고 제 입맛에 맞는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직접 요리를 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가끔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기도 하지만 역시 제가 직접 한 음식이어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제가 요리하는 걸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당근라페처럼 한 번에 만들어 놓고 끼니마다 꺼내 먹을 수 있는 종류의 음식을 선호하고, 그런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어 놓곤 해요. 요리하는 걸 귀찮아하는 저와 달리 요리를 즐기고 정성껏 다른 사람을 먹이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언제나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돼요. 머리도 많이 쓰고 손도 많이 가고 뒷정리까지 생각하면 골치가 아픈데 어쩌면 그렇게 즐겁게 뚝딱 해내는지 신기합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만난 분이 인도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인도의 어느 곳에서는 요리가 아주 신성한 일이어서 영성이 뛰어나다 여겨지는 사람이 요리하는 일을 맡는다는 이야기였어요. 어떤 식물이나 동물이 죽고 그것이 재료로 쓰이고 요리 과정을 거쳐 인간의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죽음과 삶을 연결하는 역할이기에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는 거였죠. 이 얘기를 듣고 나니 요리에 대한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요즘 따라 도마 위에 놓인 채소 하나하나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