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은힘이세지 빈 종이에 독자님 이름만 적어놓고 손이 종이 위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했어요. 2022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8주기가 되는 날이에요. 참사를 추념하는 한 주 보내겠다고 다짐하고서는 막상 독자님에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소식을 가장 처음 들었던 장소, 세월호 기억공간에 들어서면 느껴지는 먹먹함, 세월호 아카이브로 들은 당시 음성기록까지 모두 생생한데 말이죠. 그런데 혹시나 제가 추모를 위해 남긴 말이 유가족과 상념에 빠진 분들에게 상처를 주진 않을까 염려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는 말 외에 어떤 단어도, 반응도 보태기가 어렵더라고요. 또 참사를 회상하면 마음이 저미고 무거우니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억한다’는 행위가 제게 고통과 벌을 주기 위해서는 아닐 것입니다. 참사는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지가 다를 뿐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결과에 책임지며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과 관행을 바꿔야 하는 인재임은 같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거시적인 다짐과 함께 지켜져야 할 것은 독자님의 일상이라고 생각했어요. 4・16재단과 슬로워크가 세월호 8주기를 맞아 #기억은힘이세지 라는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이 안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독자님이 지키고 싶은 일상의 순간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캠페인이에요. 저는 소중한 일상의 순간으로 반려인, 반려견과 공원 산책한 때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막 내린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시간, 수영장 가는 길에 노을이 부서진 하늘을 바라본 순간, 세탁해서 바스락거리는 이불 아래 개운한 기분으로 누운 때도 생각났고요. 소소한 일상처럼 보였던 것들이 안전한 사회라는 울타리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그 울타리를 더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추념은 슬픔의 반복이 아닌 또 다른 슬픔을 끊어내기 위한 각성이라는 것을요. 앞으로 세월호 참사를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기억하고, 독자님과 저의 일상을 지켜내자고 권유하는 마음으로 용기 내 글을 이어봤고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독자님이 캠페인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캠페인 페이지로 연결되는 버튼을 아래에 달아두었어요. 참여해주시는 것에 미리 감사드려요.
- 찐쩐 드림
독자님의 #기억은힘이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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