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요.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예방수칙을 잘 따르고 있어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짜 뉴스가 검증 없이 인터넷에 번지고 혐오와 배제의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것을 보며 마음이 착잡해지기도 합니다. 더구나 잘못된 소식을 바로잡아야 할 미디어에서 오히려 혐오를 부추길 때는 인류애의 불꽃이 사그라들기도 하고요.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바이러스 이름을 두고 중동의 많은 아랍국가에게 강력한 항의를 받았고, 이후 2015년감염성 질환의 명명원칙을 새로 수립해 발표했습니다. 특히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동물 또는 음식의 종, 과도한 두려움을 유발하는 용어는 피해야 한다고 명확히 밝혔죠. 언어가 사람들의 사고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미디어가 지역민이 입을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계속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노출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 곳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되지 않도록, 우리 조금 신중하게 언어를 골라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