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정함을 다정하게 받아들이는 연습
며칠 집을 떠나있어야 할 일이 있어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지하철을 탔어요. 갈 길이 멀기도 해서 한산한 시간대를 골랐는데 사람이 많아서 앉지 못해 아쉬웠는데요. 빠르게 체념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멍하니 서있었어요. 그러다 세 정거장 쯤 지났을 때, 앞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가 저를 툭툭 치시더니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키시며 눈짓을 하시는 거예요. '저기 자리 났으니 얼른 앉아요'라는 수신호였죠. 저는 감사한 마음에 냉큼 꾸벅 인사하고 자리로 갔어요. 아마 아주머니는 저의 탑승을 기점으로 '아이고 짐이 무겁겠네, 자리가 없어서 어쩌나, 어디라도 자리가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셨을 테고, 내리는 사람들과 남은 자리를 유심히 보다가 제가 가장 빠르게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일러주신 건데요. 제가 앉든 서든 아주머니와 전혀 상관없는 일인데도 부러 마음을 써주신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참 다정한 분이구나- 싶어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사람들의 관심과 다정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나한테 바라는 게 있겠지' '이게 다 빚이다' 생각하며 지내왔던 순간순간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괜히 반성하게 됐어요. 다정함을 다정하게 받아들이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구나, 하면서요. 독자님도 혹시 저처럼 '인생은 기브앤테이크!'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었다면 이번주는 사람들에게 다정함을 건네보기도 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해보세요. 괜히 간지럽게 느껴져도 그런 마음 하나하나가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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