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동백꽃을 기억해주세요🌺 저는 제주도를 무척 좋아해서 틈만 나면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곤 해요. 잔잔한 바다와 울창한 숲, 바람이 지나는 조용한 돌담길만큼 좋은 게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숙소의 호스트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는데, 제주에서 나고 자란 분들은 '육지' 사람들에게 쌀쌀맞게 대할 때가 있으니 혹여 그런 일이 있더라도 마음 상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제주는 무고하게 빼앗긴 역사에 대한 아픔이 너무 짙은 곳이라 그렇다고요. 그 후 제주 4.3 평화기념관에 가게 됐어요. "바다로 둘러싸여 고립된 섬 제주도는 거대한 감옥이자 학살터였다"는 소개 문구가 무척 아팠습니다. 지역마다 희생자의 이름을 새겨넣은 추모비가 있는데, 다 헤아려지지 않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보고 있자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더라고요. 동백꽃은 4.3의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에서, 4.3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이에요. 유채꽃과 벚꽃이 만발한 4월의 제주도 무척 좋지만, 이번주 만이라도 동백꽃을 함께 기억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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