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마다의 색과 맛을 내는 샐러드볼처럼회사를 네 번 옮기면서 '나는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 사람일까?' 생각해본 적이 많았어요. 글을 쓴다는 전문성을 갖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요. 하지만 일을 찾으려고 영업을 다닐 수 있는 성격도 못되는 데다, 나를 보호해줄 울타리가 전혀 없다는 게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주더라고요. 그렇게 저는 계속 조직 안에서 좌충우돌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저보다 한 뼘 더 용기가 있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각자의 커리어를 개척하며 개인 작업자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듣고 보면 어려움이 많습니다. 일이 끝나고 6개월이 지난 다음 정산을 받는 것이 '관행'이라는 말로 통용된다거나, 밤낮으로 갑질을 당해도 다음에 일을 다시 받지 못할까봐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고요. 일을 빙자한 미팅과 회식에 불려가는 일도 많대요. 슬로워크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인 작업자와 종종 협업을 하는데요. 마침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개인 작업자 풀을 만들면서, 이 분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어요. '텍스트로만 소통한다' '작업 시간을 준수한다' '정산을 제때 한다' '모든 과정에서 차별과 폭력없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를 만들고 엄격히 지키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샐러드볼이 탄생했어요. 저마다의 색과 맛을 내는 샐러드볼처럼, 그 안에서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빛을 잃지 않으며 조화롭게 공존하면 좋겠어요. 이제 막 한 걸음 떼었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 어서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