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눈을 뜨면 카카오톡 알림이 여러개 와 있어요. 저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한 친구들이 날씨며, 회사 일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미주알고주알 나누고 있는 거죠. 하루 중 각자의 일터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면 또 금세 안 읽은 메시지가 늘어요. 20년이 넘은 친구들이라 그런지 못할 말이 없어요. 서로의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 기쁘고 행복한 순간, 힘들고 슬픈 시기를 함께 겪어낸 친구들 덕분에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겠다는 안정감이 들어요. 날 덥다고 몸보신하라며 턱턱 전복을 보내주질 않나, 어디 아파 병원에 왔다 하면 빛의 속도로 전화해 같이 울어주질 않나, 부모님 생신은 저보다 더 격하게 축하해주질 않나. 문득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이 있어 이런 친구들을 만났을까 생각해요. 나는 과연 그만큼 좋은 친구일까 반성도 하고요. 사회생활을 하며 생긴 여러개의 자아가 있지만, 친구들 앞에선 금방 무장해제가 돼요. 독자님도 이번주만큼은 어깨에 잔뜩 올려둔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독자님이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상대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