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 지난 연휴에 제가 좋아하는 분들과 술자리가 있었어요.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연휴여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죠. 칸을 넘어갈 수 있는 문 근처에 겨우 자리를 잡고 섰는데, 마침 바로 옆 노약자석에 네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 두 명이 손을 꼭 잡고 한 자리에 낑겨 앉아있는 거예요. 예쁘게 옷을 맞춰 입은 걸 보니 형제인듯 싶었어요. 그 옆으로는 할아버지 두 분이 계셨는데,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아이들의 엄마를 불러 그 옆에 앉을 수 있게 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의 꼭 잡은 손과 짜부되어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또 서로 배려해주는 모습에 괜히 눈물이 고여서 혼자 지하철에서 울 뻔했어요. 이후 있던 술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하면서 어쩐지 약간 민망한 느낌이어서 "어휴 괜히 주책맞게 눈물이 났다"고 둘러댔는데요. 술기운이 적당히 올라올 때쯤 자리에 함께 있던 일행 한 명이 "실은 아까 누들님이 하신 얘기를 듣고 위로가 됐어요. 저도 가끔 그러는데,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을 때가 많았거든요"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저는 어땠게요? 당연히 주책맞게 또 울컥했죠. 거창할 것 없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것만으로도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어요. 어딘가 있을 주책맞은 독자님들, 마음 뜨뜻-한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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