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농민의 삶을 다룬 이 기사를 인상 깊게 읽었어요. 글 도입부에 '쉽게 소외되고 가난해지는 도시를 떠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라는 문장이 나와요. 시골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또 시골이라고 해서 소외와 가난이 없을 리 없지만 왠지 덩달아 가슴이 뛰는 문장이었어요. 높은 건물이 가득 들어선 도시에 살다 보면 잊게 되는 감각들이 이 글에 잘 나타나 있는데 이를테면 이 기사의 필자는 '절기에 따른 식물의 자람새, 햇빛의 각도, 흙의 감촉'을 통해 자신을 다시 만들어갔다고 씁니다. 텃밭에서 작게나마 농사를 지었던 작년의 경험이 떠오르는 문장이었어요. 한여름 서울에서 저는 건물 밖의 뜨거움과 건물 안의 시원함, 이 단순한 구분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절이 어떻게 미세하게 변화하는지, 그에 따라 생명들이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지 바라볼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거의 잊고 지낼 때가 많고요. 이런 글을 읽을 때면 잊고 있던 연결의 감각이 다시 떠올라요. 한편 정년 없는 노동을 짊어지고 사는 여성 농민의 삶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생명을 돌보는 일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계이기에 농민으로 살아온 삶도 존중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다른 생명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또 다른 생명들을 돌보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자주 떠올리며 지내고 싶은 여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