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헌책방에 다녀왔어요. 엄청나게 큰 헌책방이라 책을 다 둘러보려면 몇 시간이 걸릴 것 같았어요. 역시 책방 전체를 꼼꼼하게 다 살펴보지는 못 했어요. 같이 간 친구들과 흩어져서 각자 보고 싶은 책을 한참 구경했는데 저는 출간된 지 40년 된 책 두 권을 골랐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책이라 많이 낡았지만, 지금은 구하기 어렵고 또 제가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룬 책이라 냉큼 가져왔습니다. 헌책방에서 책을 살피면서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오래전 기록과 물건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책 맨 앞장에 남겨진 메모들을 보는 게 재밌었는데 책을 선물할 때 가장 앞장에 간단한 편지와 날짜를 써두기도 하잖아요. 그런 책들을 여러 권 발견했는데 대부분 90년대 날짜가 적혀있었어요. 응원 메시지가 남겨져 있는 경우도 괜스레 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더라고요. 또 어느 책에는 공중전화 카드가 끼워져 있기도 했어요. 엄청 오랜만에 공중전화 카드를 봐서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래된 책들을 하나씩 펼쳐보니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책들도 언젠가는 그런 오래된 책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