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나갔다 집에 돌아올 때, 동네 근처만 도착해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져요. 제가 사는 동네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처음 이 동네에 왔을 때도 한적한 길과 그 뒤로 보이는 산에 마음을 홀랑 빼앗겼어요. 가끔 산에 산책하러 가는데 그때마다 산 근처에 살아서 참 좋다는 생각을 해요. 산에 가면 누군가 놓고 간 밥을 먹는 새와 고양이들도 만날 수 있어요. 근처에 앉아 한참 그 모습을 지켜볼 때도 있습니다. 또 이 동네에는 꽤 큰 도서관이 있어요. 종종 책을 빌리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없을 때는 도서 구입 신청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작은 전시나 영화 상영회에 참여하기도 하고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오가는 걸 볼 수 있어요. 신문 읽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있고요. 그런 모습을 보며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이 동네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사 온 지 4년쯤 되니 동네에 좋아하는 카페와 식당도 제법 생겼습니다. 사는 곳 가까이에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곳, 또 애정 어린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는 공간이 있는 게 동네살이의 재미가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