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은 월요일 오전마다 그 전 주를 회고해요. 일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위주로 이야기합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 월요일에는 정해진 회고 내용을 마친 뒤 곧바로 영상을 끄지 않고, 일상의 감정과 최근 봤던 드라마,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공유했는데요. 직접 만난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어요. 의문이 들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했지만 저는 거리를 느끼지 못할 만큼 사회적이었으니까요. 상황에 따라 특별히 사용되는 용어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요즘 말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자는 취지를 담고 있는데요. 앞에 '사회적'이라는 단어가 붙으니까 맥락상 '거리'가 교류와 소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내포하는 것처럼 들려요. 그러다 보니 '거리두기'를, 소통을 덜 하는 것처럼, 고립처럼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여러분도 그렇지 않나요? 저는 그래서 상황을 실제보다 답답하게 느끼나 싶었어요. 찾아보니 마침 세계보건기구(WHO)가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 용어를 공식 사용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보다는 의미를 잘 전달하는 것 같아요. 월요일 회고 때 품었던 의문이 해소됐어요. 또 한 번쯤 용어를 민감하게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