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 선생님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수상 이후 언론사 인터뷰 제안을 거절하며 "내일 연극이 있다. 그 준비가 나에게 더 중요한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는 기사는 한 어른의 인생철학과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으로 외부의 인정을 받는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하고 또 기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일을 묵묵히 그리고 최선을 기울여 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실천하신다는 점이 존경스러웠어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바깥의 일은 그런대로 두고 스스로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을 테니까, 또 어쩌다 외부의 인정을 받아도 부끄러운 마음보다 기꺼이 '나 좀 괜찮았다' 끄덕일 수 있을 테니까요. 저희가 오렌지레터를 발행한 지도 어느덧 3년 반이 지났어요. 워낙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어서 그런지 '오렌지레터의 다음'을 묻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오렌지레터의 다음은 변함없이 오렌지레터일 수밖에 없고, 저의 대답 역시 한결같이 '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유용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에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엔 신규독자 추천 이벤트를 진행하며 '망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힘을 모아봤어요. 이전엔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이었어요. 과정은 그런대로 즐거웠지만, 결국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 고침을 누르며 구독자 수에 집착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어딘가 불편했어요.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껏 그랬듯 '사람들에게 유용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오렌지레터를 새로 구독하게 된 분, 적극적으로 오렌지레터를 알려주시는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겠습니다. 한국에선 설을 지나야 진짜 새해가 시작되는 법이니까요. 이 마음으로 2022년을 이제 진짜 열어볼게요. 독자님의 2022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요? 오렌지레터와 함께해서 모든 날이 좋았던 해가 되었으면 하고 큰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번주도 안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