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히려 좋아
독자님, '오히려 좋아'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요즘 유행하는 말이라는데 저는 얼마 전에 처음 들어봤어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나 부정적인 상황을 좋게 생각해보려는 의미로 쓰인대요. 역시 흥의 민족다운 한국인의 밈이다, 싶으면서도 이게 은근 멘탈을 잡아주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며칠 전엔 업무에서 크게 실수한 후에 자괴감을 느끼다가 '아니지 아니지, 오히려 좋아' 외치면서 다음의 실수를 방지할 가이드를 후다닥 만들었고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배워나가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으니 오히려 좋고, 갑자기 날이 추워졌지만 입고 싶었던 코트를 빨리 입을 수 있으니 오히려 좋아요. 이번주에 산 로또가 당첨되지 않아도 뭐 어때요? 복권 수익금의 대부분은 저소득층의 주거지원과 사회복지 사업에 쓰인다고 하니 오히려 좋잖아요. 물론 오히려 좋아를 외치는 현실의 제 모습은 은은한 광기 품은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껄껄 웃어보는 애환 넘치는 직장인이지만요.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좋아할 순 없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안에서 어떻게든 좋아할 만한 구석을 찾아보려고 노력해 보는 거죠. 이왕 사는 거 가볍고 산뜻하게, 경쾌하게 살면 내 몸과 마음에도 좋으니까요. 그러니 독자님도 오늘 무언가 얼굴 찌푸려지는 일이 생긴다면 3초만 참고 오히려 좋아를 외쳐보세요. 싫은 일 중 절반은 그럭저럭 평온한 마음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