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연수>를 읽었어요. 운전 연수를 받는 한 사람의 이야기는 제 입장에서는 겪지 못했거나 겪어보지 못할 수도 있는 삶을 알려주었는데요. 일상 곳곳 편견이 스민 세상의 답답함과 사람 사이에 남아있는 따듯함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사회의 모습과 그 모습에 얽힌 여러 감정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여준 글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작가노트를 읽고 한 번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는 초고를 쓰는 동안 이 소설이 망했다고 생각했대요. 그래도 어딘지 모를 끝에 도착만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를 지었다고 하는데요. 초고를 마칠 즈음에는 아주 망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퇴고 후에는 이 소설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요. 일을 하다 보면 '잘하고 있는 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안 풀리네' '망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을 저는 종종 하는데, 앞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면 '어떻게든 도착만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을 가져보기로 했어요. 일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소설의 마지막이 궁금해 다음 페이지를 넘기듯 살아보려 해요. 독자님도 자기만의 페이지를 자연스레 넘기는 한 주를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