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 날은 습하고 기온은 높고. 여름의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 게 피부로 느껴져요. 저는 여름의 색과 풍경을 사계절 중 가장 좋아해서 하루하루 반갑기만 한데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담장을 따라 피어있는 능소화, 흙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수국, 무성하게 자란 초목, 시원하게 떨어지는 계곡물 소리, 뜨거운 태양 아래 반짝이는 바다, 풍덩 뛰어들어 바다 위에 둥둥 떠있기, 창문 열고 선풍기 틀고 얇은 옷 입고 마루에 누워 뒹굴뒹굴 거리기, 수박, 참외, 자두, 살구 같은 여름 과일, 한낮의 아이스커피와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물론 그만큼 안 좋은 것도 있을 거예요. 윙윙대는 모기라던가, 빨리 상하는 음식, 자꾸만 흐르는 땀 같은 거요. 그런데 좋은 것과 안 좋은 것이 둘 다 있다면 이왕이면 좋은 쪽을 선택하는 게 나를 위한 길이잖아요. 여름이라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면,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하나씩 차근히 떠올려보세요. 독자님의 선택이 독자님의 하루를 만드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