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함께 사는 집
저는 혼자 산 지 꽤 오래 되었어요. 고양이들이 있긴 하지만 사람은 저 혼자입니다. 집은 대체로 늘 조용하고 가끔 음악이나 유튜브 영상 소리가 흘러요. 저는 그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그 조용함이 집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해요. 밖에 나갔다 오면 고양이들이 반겨줘서 혼자 지내면서도 외롭다는 생각은 그다지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얼마 전, 친구가 2주쯤 제가 사는 집에 머물게 된 때가 있었어요. 오랜만에 누군가와 같이 지내는 거라 긴장되기도 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컸어요. 친구에게 방 한 칸을 내어주고 2주 정도 같이 지냈어요. 친구와 생활하게 된 이후로 밖에서 돌아오는 길에 집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이 생각나곤 했어요. 집에 돌아오면 불이 켜져 있고 “왔어?” 하고 묻는 소리가 났어요. 친구의 존재만으로 집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또 가끔 같이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도 좋았습니다. 별것 아닌 이야기를 하며 걷고, 같은 문을 열고 들어와 신발을 나란히 벗으며 누군가와 같이 지내고 있다는 게 실감 났어요. 함께 지내는 동안 주로 각자 방에서 할 일을 하고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지만, 집은 한동안 더 다정한 곳이 되었어요. 혼자 지내는 삶의 평온함을 좋아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도 한동안 생각날 것 같아요.
- 산리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