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좋아하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작가의 산문집 출간 소식을 보게 되었어요. 이 소식만으로도 즐거웠는데 그 산문집이 1,032쪽이라는 걸 보자마자 순식간에 신이 나더라고요. 이런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라 읽어야 해서 읽는 책이 1,032쪽이었다면 1,032쪽이 1,032킬로그램이라도 되는 듯 마음이 무거웠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니 그 작가의 글을 이렇게 많이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기뻤죠. 그 책과 함께 꽤 긴 시간을 보내게 될 저를 상상하면서 마음이 넉넉해졌습니다. '1,032쪽? 오히려 좋아!' 같았달까요. 매운 걸 좋아하는 친구들은 매우면 매울수록 어쩐지 쾌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어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매운 것에 대한 도전 의식도 없는 저는 그런 친구들을 지켜보는 게 그저 재밌기만 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연신 콧물을 닦으면서도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는 친구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해요. 독자님도 이런 방식으로 좋아하는 것들이 있으신가요? 다른 사람들은 '대체 그게 왜 즐거워?', '대체 그걸 어떻게 해?'라고 질문하지만 나는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되는 것들이요.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때로는 일상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이번 주 독자님의 일상이 작은 재미들로 채워지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