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무생물 친구 라디오 피디이자 북칼럼니스트인 정혜윤님이 '살면서 제일 오랜 시간 본 무생물은 달'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친구를 공유한 기분이었다고 하면, 좀 유난일까요? 저에겐 틈날 때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습관이 있어요. 해가 떠 있는 동안엔 구름을, 해가 지고 난 뒤엔 달을 구경하려고요. 낮의 구름보다는 저녁의 달을 편애하는데요. 차분하게 가라앉은 저녁 시간대를 좋아하기도 하고, 달이 주는 묘한 안정감이 위로가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혜윤님은 구름에 가려진 달을 보면 응원하는 마음이 된대요. "어서 나와! 할 수 있어!" 하면서요. 늘 응원을 받기만 하는 저는 달에게 썩 좋은 친구는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전 달을 볼 때마다 달이 절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돼요. "넌 날 매일 볼 순 없지만 어쨌든 난 여기에 있어!" 하는,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도 특별한 위로가 필요한 날 '짜잔~' 하고 넓고 환한 얼굴을 보여주는 다정한 무생물 친구. 저에겐 달이 그런 존재예요. 과학적 근거와는 상관없이 상상력을 동원해 '혹시 거대한 천재지변으로 달을 못 보게 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해요. 무생물 친구와의 우정을 오래오래 쌓아가고 싶어서요. 독자님에게도 특별한 우정을 쌓고 있는 친구가 있나요?
- 도브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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