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나무에 빗대어 설명한다면 저는 나무의 뿌리나 기둥보다는 나뭇잎에 가까운 것 같아요. 단단하고 무게중심이 잘 잡혀있는 사람을 동경하고 또 다른 사람들이 절 그렇게 봐주기를 바라던 때도 있었지만, 저는 저의 약한 부분을 잘 알고 있어요. 사실 나뭇잎의 온갖 멋진 점들은 바로 그 '연약함'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작은 바람에도 몸이 앞뒤로 크게 흔들려 반짝이는 빛을 만들어 내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색이 바뀌어 그 시절만의 독특한 인장이 몸에 새겨지기도 하고…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고, 또 수시로 자기 확신이 옅어지는 나 자신이 나뭇잎과 겹쳐 보일 때면, 이런 내게도 어떤 멋진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몇 달 전 심리상담 선생님은 저의 장점을 짚어주면서 '본인을 믿기 어렵다면 상담사인 나와 내가 쌓아온 그간의 경력을 믿어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혼란스러울 땐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다정한 말에 기대어 보는 것도 방법이겠더라고요. 나를 믿는 게 어려운 날엔 나를 믿어주는 다른 누군가를 힘껏 믿어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