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님의 소울푸드 괜히 축 늘어지는 날이 있지 않나요? 의식적으로 가슴을 쫙 펴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보려고 해도 이내 몸이 무겁게 내려앉는 그런 날이요. 특별한 사건도 없이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이것저것 체크를 해봐요. 1) 물을 충분히 마셨나? 2) 밥은 잘 챙겨 먹었나? 3) 잠이 부족하진 않았나? 오늘은 2, 3번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끼니도 든든하게 챙기고 잠도 푹 자둬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점심시간엔 좋아하는 김밥집엘 갔는데요. 익숙하게 김밥을 주문하고 자리를 잡으니 분주하고도 고요한 가게 안이 눈에 들어왔어요. 주방에선 숙련된 솜씨로 주문된 김밥을 말고 있었고, 작은 테이블에선 손님들이 저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식사를 즐기고 있었어요. 배경음악 없이도 적막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였어요. 주문한 김밥이 나오고, 따끈한 국물을 옆에 둔 채 여전히 좀 기운이 없는 채로 김밥을 먹기 시작했는데요. 평소보다 느릿느릿 김밥을 씹고 있으니 쌀알 하나하나를 의식하게 되고, 안에 든 속재료 본연의 맛을 온전히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 이것이 명상이구나' 하면서 오래오래 꼭꼭 씹어 삼켰어요. 속은 더 든든해지고, 머리는 더 가벼워진 채로 만족스럽게 가게를 나서니 소울푸드 별 거 없다 싶더라고요. 독자님, 독자님에게도 일상을 환기하는 소울푸드가 있나요?
- 도브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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