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아침 출근길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고 집에 돌아와서는 우산의 빗방울을 말리는 날이 잦아졌어요. 덥고 꿉꿉해 몸이 쉽게 처지는 계절에도 좋아하는 순간이 숨어있어요. 바로 아침이에요. 몇 달 전에는 일곱 시가 넘어도 캄캄했던 창밖이 이젠 다섯 시를 조금 넘기면 푸르스름한 연회색으로 물들어요. 창문을 조금 열어두면 집 옆 산책길을 따라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데요. 각자만의 리듬이 담긴 여러 발소리를 들으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져요. 종종 마음이 조급한 날에는 찬찬히 걷는 소리가 마음을 토닥이고요. 몸이 좀 피곤한 날에는 반려동물의 총총걸음 소리가 나처럼 슬슬 몸을 움직여 보라는 응원처럼 들려요. 담담한 위로와 응원이 깃든 시간이 짧게라도 있어 감사한 여름이에요.
- 길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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