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장은 힘들여 외우지 않고도 뇌 한편에 잘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한 순간에 등장하곤 해요. 시기적절하게 떠오른 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요. 요즘의 제겐 작년에 읽은 한 인터뷰 기사의 '위로보다 응원'이란 말이 그랬습니다. 소설 <아몬드>로 잘 알려진 손원평 작가와의 인터뷰였는데요. 낙담한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필요한 건 '위로'보다도 '응원'이라는 내용이었죠. 처음 인터뷰를 읽었을 땐 '충분히 위로받아야만 다시 일어설 마음도 생기는 것 아닌가?' 싶어 이 말의 절반쯤만 공감할 수 있었어요. 그건 아마 당시의 제게 안락한 위로가 더 필요했기 때문일 거예요. 시간이 좀 흐른 지금은 '위로보다 응원'이라는 말이 전보다는 훨씬 더 깊이 와 닿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만난 지인은 자신의 일기를 모아 만든 독립출판물을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어요. 과거엔 스스로를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에너지는 충분했고 그저 건강하게 발산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요. 우연한 기회로 만난 사람들과 우연히 모임을 시작하면서 응원을 주고받을 수 있었는데, 그 힘으로 혼자선 절대 할 수 없었을 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해요. 응원의 힘이라는 건 정말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 만큼 대단하구나, 놀라웠어요. 손원평 작가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 "자기 힘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할 때만 받을 수 있는 게 응원이니까, 그런 면에서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뭔가를 시도하거나 계획했다는 증거"라고 말했어요. 독자님, 근래 누군가에게서 응원받고 싶은 적이 있으셨나요? 그렇다면 그건 독자님이 삶의 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