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일력 한 장을 넘기고 하루를 시작해요. 올해의 끝자락이 성큼 다가왔음을 열 장 남짓 남아 앙상해진 일력으로 체감합니다. 제가 딱 작년 이맘때쯤 독자님과 새해 다짐을 나눴는데 기억하시나요? 다른 독자님들도 새해 덕담과 함께 여러 다짐을 남겨주셨는데요. 이직, N잡러 되기, 외국어 공부를 하겠다는 목표도 있었고, 나다움을 찾고 나답게 살기, 다양한 삶을 존중하기처럼 지향하는 바와 태도를 공유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하기보다 목적을 염두에 두고 행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독자님과 나눈 다짐을 올해 진정 지켰는지 회고해 봤어요. 올 초의 의욕적이었던 제 모습 대신 옆구리에 책을 껴두고 소셜미디어만 보거나 귀찮아서 수영장에 안 간 모습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지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독자님이 다짐한 "적당한 열정과 적당한 행복으로 무엇보다 건강하게"를 보고, 부끄러움 대신 관대함의 렌즈로 다시 한 해를 바라봤어요.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도 출시했고, 서핑도 처음 배웠고, 지금껏 가보지 않은 여행지를 다녀보며 꽤 괜찮고, 근사하게 보낸 시간이 떠오르더라고요. 또 독자님들의 다짐 중 "사소한 뾰족함은 손을 굴려 둥그렇게 만들고 더 많은 동그라미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새해를 앞둔 제게 다시 전하고 싶은 당부가 됐어요. 독자님의 2022년은 어땠나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여러 감정과 다양한 경험을 마주하고, 다가오는 2023년은 포근하게 맞이하길 바랄게요.
- 찐쩐 드림
*2023년 1월 1주 오렌지레터(1/2)는 지난해를 돌아보는 특별판으로 발행됩니다. 12/23(금)~1/5(목) 제보는 1월 2주 오렌지레터(1/9)에 게재됩니다. 제보에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