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은 어떤 날씨를 좋아해요? 저는 딱 한 가지를 고르기가 아쉬워요. 무성한 나뭇잎과 쨍쨍 내리쬐는 햇볕이 함께 만든 또렷한 그림자가 보이는 여름날 점심시간, 젖은 신발이 조금 아쉽긴 해도 마음을 차분하게 적셔주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 장마철 아침, 둥둥 떠다니는 각양각색의 귀여운 구름을 시시때때로 마주하는 가을날 오후 등. 마음에 남는 날씨를 하나씩 떠올려보니 대여섯 개는 훌쩍 넘어가네요. 여유가 좀 있을 때는 좋아하는 날씨를 잘 느끼는 편이지만, 바쁘게 일한 날은 오늘 날씨가 어땠는지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나갈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어. 벌써 여름이네’ 할 때도 있는 것처럼요. 정신없이 바빴던 날일수록 저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날씨에 관심을 기울여요. 주로 퇴근 시간에 오늘의 온도나 하늘과 나무의 모습을 살피는데요. 이렇게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 분주했던 마음도 조금은 차분해지고 좋더라고요. 그래서 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날씨와 내 마음의 온도를 살피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독자님의 한 주는 어떨 예정인가요? 혹 바쁜 한 주가 기다리고 있다면 오늘의 날씨를 살피며 내가 좋아하는 날씨를 기억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 마음도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이번 주도 힘내어 보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