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그냥 보고싶은 사람이 많아집니다. 저에게도 매년 이맘때 생각나는 분이 있어요. 초등학생 시절 과학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은 늘 질문을 던졌어요. “나뭇잎이 왜 초록색, 빨간색으로 변할까?”, “밤섬에 철새 모이주러 가봤니?” 등이요. 모르는 것,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이어서 처음에는 무서웠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바로 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흥미롭게도 나중에 저 혼자 공부할 때 질문에 대한 답이 튀어 나왔어요. 나뭇잎의 색소는 계절마다 변했어요. 클로로필 다음엔 안토시안, 초록색 다음 빨간색이 됐어요. 그땐 몰랐던, 밤섬에 철새 모이를 주러 가는 행사가 정말 있었어요. 선생님이 데려가 주셨고요. 재미있었습니다. 선생님과의 연락이 끊겼을 때도 생각이 날 때마다 혼자 질문을 이어갔어요. “사람 사이의 일도 나뭇잎 색이 변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울 수는 없을까요?” 터무니없죠.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공부에 저만의 생각을 더해가는 것이 배움임을 알게 됐어요. 왠지 다시 뵐 용기는 나지 않지만 그때의 선생님, 그리고 그때 저의 성장이 문득 그리워요.